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11 총선을 앞두고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인터넷 선거운동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지난 달 말 SNS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93조 1항에 대해 '한정위헌' 결론을 내린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이어, SNS에서의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재차 인정한 것이어서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 헌법재판소와 이번 중앙선관위 결정의 취지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도 선거운동과 홍보가 가능한 인터넷 매체의 특성을 부각시켜 후보자간의 경제적 격차, 즉 정치자금의 격차를 보충하기 위한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일반 시민들의 온라인 생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의미가 더 큰 것 같습니다.
헌법재판소와 중앙선관위의 이른바 'SNS 허용'이 이어지면서 트위터 등 대표적인 SNS 서비스 이용자들은 '당연하다'는 반응과 함께 많은 기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 속에서도, 아직도 건재한 '철옹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바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박정근씨 사건 얘깁니다.
사회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정근씨는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우리민족끼리'의 트위터 내용을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재전송(리트윗)했다는 이유로 지난 11일에 구속됐습니다.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혐의가 적용된 겁니다. 여기서 오랫동안 논란이 돼 온 국가보안법 철폐문제까지 구태여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만, 경찰이 박정근씨에게 제출했다는 '압수 수색 영장' 내용을 보면 당국의 SNS에 대한 이해 수준이 그리 깊지는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내용의 일부를 보면 이렇습니다.
"박정근이 사용하는 트위터라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는 4명만 팔로해도 엄청난 파급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유력한 선동매체도구이다. 7월 현재 박정근의 팔로어는 2000여 명을 육박한다."
박정근씨의 팔로어(팔로워)라는 2000여 명은 박정근씨가 재전송한 '우리민족끼리'의 트윗 내용을 보았겠죠. 그런데 과연 그들이 모두 그 트윗을 읽고 '엄청난 파급효과'를 받아 '선동'됐다고 볼 수 있을까요? 사법 당국은 '그렇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지만,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됩니다.
트워터를 하다 보면 재전송(리트윗)이 전부 '공감이 가는', 혹은 '동의하는' 내용에만 행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리트윗에는 동의의 의미도 물론 있지만 조롱, 반대, 단순한 (증거의) 제시, 첨언 등 여러가지 의미가 혼재합니다. 어떤 의도로 리트윗했는지는 리트윗한 사람의 평소 트윗 내용이나 해당 트윗의 맥락 등을 복합적으로 생각해 봐야 답이 나옵니다. 마치 실제 언어 생활과 흡사합니다. 말은 녹음되지 않는 한 입을 떠나버리면 그만이지만 트위터는 해당 트윗이 다른 사람을 통해 퍼져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즉 증거가 남는다는 점에서 말보다도 더 신중해야 합니다. 박정근씨의 팔로워가 2000명에 육박한다면, 박정근씨 본인도 트위터의 그런 특성을 모르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런 사람이 단순히 북한을 찬양 고무하기 위해 기계적으로 '우리민족끼리'의 트윗을 재전송했을까요? 게다가 박정근씨가 활동하고 있는 사회당은 북한 체제를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실토하자면, 저도 북한 조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대남 사이트 '우리민족끼리' 트위터를 구독(팔로우)하고 있습니다. 2010년 통일부 출입기자 시절에 트위터를 시작하면서 구독하기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트위터 이용자가 지금처럼 많지 않아서 북한 계정에 대한 제재(?)가 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국내에서는 '우리민족끼리' 트위터 계정의 홈페이지 접속이 차단되면서 트위터 팔로워 수도 정체되더군요. 현재 '우리민족끼리'의 트윗 내용을 구독하는 팔로워 수는 만 명이 조금 넘습니다. 팔로워 목록을 보면 대부분 호기심에 팔로잉을 결정한 사람들로 보이는데요, 그럼 이들이 모두 잠재적인 '찬양 고무' 의사를 갖고 있다고 봐야 하는 건가요?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우리민족끼리'를 검색하면 검색어 자동 완성 기능을 통해 프록시 서버로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에 우회 접속하는 방법까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찾아보는 사람들 모두가 북한 체제를 찬양 고무하기 위한 의도를 가졌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우리민족끼리'를 검색하면 검색어 자동 완성 기능을 통해 프록시 서버로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에 우회 접속하는 방법까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찾아보는 사람들 모두가 북한 체제를 찬양 고무하기 위한 의도를 가졌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굳이 '우리민족끼리'를 찾아서 팔로우하실 분들은 없으실테니, 그들이 어떤 트윗을 하는지 살짝 보여드려도 될 것 같습니다. 지상파 방송국은 당국의 허가를 받아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를 실시간으로 수신하고 있고, 기자는 해당 내용을 기사와 영상으로 가공해 보도할 수 있으니, 방송 기자로 근무하는 제가 이 정도 트윗을 공개하는 것에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실 분은 없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민족끼리 트윗 캡쳐>
'우리민족끼리'는 하루에 6~7번 정도 '몰아서' 트윗을 올리는데요, 대부분이 이런 '공감하기 힘든' 내용입니다. 설득력도 없어서 신경쓰지 않으면 그냥 타임라인에서 흘러가버릴 정돕니다. 게다가 북한 당국의 공식 발표도 며칠씩 늦게 전송하기 때문에 취재 가치도 크지 않습니다. 지난달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당시에는 관영 TV로 그 '난리'를 치면서도 '우리민족끼리' 트위터는 평소와 다름이 없어서 '진짜 북한 당국이 하는 게 맞나'라는 의심을 사기도 했을 정돕니다.
운영도 허술합니다. 지난해 1월에는 '우리민족끼리'가 운영하는 유튜브와 트위터, 사이트가 차례로 해킹을 당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들 매체에 김정일·김정은을 비방하는 동영상과 글이 차례로 게시되면서 깜짝 놀란 북한 당국이 부랴부랴 사이트 운영을 중지하고 중국에 있는 '운영진'을 강제 소환했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내용도 부실하고 운영도 허술한 '우리민족끼리'에 대한 관심은 정치적 의도라기 보다는 '호기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나 사법당국은 '우리민족끼리'의 트윗을 재전송한 박정근씨에게 '찬양 고무'의 의도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까지 집행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 체제에 반대의사를 밝혀온 박씨가 국가보안법 철폐 논의를 활성화하기 위해 일부러 자신의 속내를 숨기고 트윗을 재전송해 사법당국이 이를 문제삼도록 만든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이 자리에서 제가 국가보안법 철폐 문제를 논의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사법 당국이 많은 사람들이 SNS를 이용하는 '형태'에 대한 분석 없이, 일괄적으로 오래된 잣대를 들이댔을 때 과연 얼마만큼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해 이제는 깊이 생각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겁니다.
그리고 그 연장 선상에서, SNS의 선거운동을 '허용'한 헌법재판소와 중앙선관위원회가 박정근씨를 '구속'한 국가 권력과 포괄적인 의미에서 같은 권력임을 감안한다면, 두 사건이 어쩐지 좀 이율배반적이고 앞뒤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운영도 허술합니다. 지난해 1월에는 '우리민족끼리'가 운영하는 유튜브와 트위터, 사이트가 차례로 해킹을 당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들 매체에 김정일·김정은을 비방하는 동영상과 글이 차례로 게시되면서 깜짝 놀란 북한 당국이 부랴부랴 사이트 운영을 중지하고 중국에 있는 '운영진'을 강제 소환했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내용도 부실하고 운영도 허술한 '우리민족끼리'에 대한 관심은 정치적 의도라기 보다는 '호기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나 사법당국은 '우리민족끼리'의 트윗을 재전송한 박정근씨에게 '찬양 고무'의 의도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까지 집행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 체제에 반대의사를 밝혀온 박씨가 국가보안법 철폐 논의를 활성화하기 위해 일부러 자신의 속내를 숨기고 트윗을 재전송해 사법당국이 이를 문제삼도록 만든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이 자리에서 제가 국가보안법 철폐 문제를 논의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사법 당국이 많은 사람들이 SNS를 이용하는 '형태'에 대한 분석 없이, 일괄적으로 오래된 잣대를 들이댔을 때 과연 얼마만큼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해 이제는 깊이 생각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겁니다.
그리고 그 연장 선상에서, SNS의 선거운동을 '허용'한 헌법재판소와 중앙선관위원회가 박정근씨를 '구속'한 국가 권력과 포괄적인 의미에서 같은 권력임을 감안한다면, 두 사건이 어쩐지 좀 이율배반적이고 앞뒤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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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1066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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